아프니깐 낫지
누구나 자신의 주머니에 돌 하나쯤은 넣고 다닌다고 합니다. 삶의 무게인 것이죠. 돌의 크기와 갯수는 달라도 빈 주머니인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삶에서 오는 고민과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숙제로 보입니다.
저의 거주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언제나 장사가 잘 되는 가게들이 큰 길을 따라 줄지어 있습니다. 불황이라는 뉴스가 나오더라도 이 곳은 그렇게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1년 전부터 '임대' 라는 현수막이 붙은 가게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나더니, 많게는 6~7개가 한꺼번에 걸려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놀랐습니다. 불황이라는 단어조차 몰랐던 가게들인데. 심지어 한 가게는 똑같은 음식을 팔면서 간판이 바뀌었습니다. 문 연지 얼마 안되는데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것입니다. 그런데 새 주인마저 몇달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은 현수막의 물결에 휩싸였습니다.
이 가게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는 커피숍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을 이곳에서 만나려고 약속을 하고 찾아가 보면 언제나 빈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커피숍마저 빈 가게로 운명이 순식간에 뒤바뀌었습니다.
이 거리에는 소비에 상당히 철두철미하고 민감한 젊은층이 많이 찾습니다. 이들은 값싼 커피숍에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값싼 것만 찾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비싼 커피숍에도 불황을 무색하게 할 만큼 손님들이 늘 꽤 있습니다. 소비가 양극화된 모습은 커피숍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어중간한 가격의 커피숍은 결국은 추락한 장면이 이곳에서 목격됐습니다.
거리의 느낌은 이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졌습니다. 최악의 불황에 고전하고 있는 가게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밝은 표정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시커먼 아스팔트 도로 옆 거리는 형형색색의 가게 간판과는 다르게, 분위기는 회색톤으로 변해가고만 있습니다.
모두가 주머니에 너무 무거운 돌을 들고 다니고 있어 그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흐린날 뒤에는 맑은 날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지만, 예전과 달리 지나치게 긴 장마와 폭염에는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어 합니다. 도대체 이 날씨가 언제 끝나냐며 애타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쉽사리 바뀌지 않습니다. 주머니 속 돌의 무게가 점점 더 무거워만 갑니다.
이럴 땐, 시선을 바꾸는 실험을 한 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날씨에 집중된 시선을 자신의 마음속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날씨에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그 스트레스를 온전히 마주보면 신기하게도 사라져 버립니다. 스트레스는 회피하려고 하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힘들고 아파도 그 스트레스를 있는 대로 봐줘야 벗어납니다.
아픔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마주 볼 때 신통하게 낫습니다.
주머니 속에 똑같은 돌이 들어있어도, 누구는 아무렇지 않게 다니고 또 다른 누구는 힘들어 합니다. 근력이 생기면 돌이 무겁지 않습니다. 마음에도 근력을 키워야 삶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힘든 시기입니다. 이럴수록 바깥에 시선을 두지 말고, 자신의 마음속으로 시선을 옮겨 그동안 보살피지 못했던 마음을 다독거려주시길 바랍니다. 끝이 없는 터널은 없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